미국 슈퍼마켓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성공 비밀

2025. 12. 2. 13:16부자에 대한 공부/투자 현인들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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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슈퍼마켓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성공 비밀과, 전 구글코리아 전무 로이스 김(정김경숙)이 그 안에서 직접 일하며 깨달은 마케팅·조직 철학을 풀어주는 인터뷰 내용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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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 전무에서 마트 직원까지

로이스 김은 구글 코리아 창립 멤버로 12년,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4년을 근무한 뒤, 코로나 이후 진행된 대규모 구조조정 때 16년 직장을 한 번에 잃는다. 한국의 안정적인 전무 자리와 네트워크를 두고 미국 신생 팀으로 옮긴 선택을 잠시 후회했지만, “앞으로 다르게 살자”는 결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한다. 그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슈퍼마켓, 트레이더 조의 직원(크루)이 되어 보는 것’이었다. [1]

구글 임원 출신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체면이 신경 쓰였지만, 실제 현장에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자신에게 그만큼 관심 두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명함·직함 중심’의 정체성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후 그는 트레이더 조에서 1년 반을 일하며, 스타벅스 바리스타·공유택시 기사·펫시터 등까지 합쳐 최대 4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엔잡러’ 생활을 하며 완전히 다른 삶을 실험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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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레이더 조의 비즈니스 모델

트레이더 조는 미국 전역에 약 600개 매장을 가진, 한국 기준으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크기의 체인으로, 규모는 이마트의 4분의 1, 취급 상품 수는 일반 대형마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매장에 들어가면 하겐다즈, 코카콜라 같은 익숙한 브랜드가 거의 없고, 85%가 자체 상표(PB) 상품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1]

상품 수를 4천 개 수준으로 줄이고, 각 카테고리에서 소수 제품만 엄선해 대량 매입함으로써 고품질이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으로 유지한다. 인공색소·방부제·감미료, GMO, 표백 밀가루 등을 쓰지 않는 ‘좋은 재료’의 이미지를 PB에 입히되, 다품종이 아닌 큐레이션 전략으로 SKU당(Stock-Keeping Unit, 재고관리 단위) '회전율'과 '구매량'을 높여 마진 구조를 만든다. 창업자는 초기부터 “PB 중심, 명확한 타깃, 직원 최고 대우”라는 원칙을 세우고 수십 년간 바꾸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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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줄 서서도 가는’ 고객 경험 설계

트레이더 조는 광고도, 회원제도, 온라인 판매·배달도 하지 않는다. 대신 “제품 + 매장 경험 전체가 곧 상품”이라는 철학 아래, 매장에 와서 직원과 대화하고,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고,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느끼는 경험 자체를 팔고 있다. [1]

계산대 앞에서 직원은 바코드만 찍지 않고 “감자로 뭐 만들 거냐, 파스타는 어떤 소스로 할 거냐”를 묻고, 자신의 레시피나 경험을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맛을 모르는 신제품이 있으면 아르바이트생도 포장을 뜯어 직접 시식하게 해 주고, 그래서 고객은 ‘감동+미안함+실제 맛’을 통해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 심지어 특정 상품은 계절·단종 이슈로 내일 없어질 수 있어 고객들이 “쟁여 사기”를 하고, SNS에 “마지막으로 샀다”, “두 달 뒤에 재입고 예정” 같은 식으로 올리면서 FOMO(놓칠까 두려움)를 자극하는 자발적 마케팅이 일어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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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직원 경험과 HR 철학

트레이더 조는 “선순환의 시작은 직원”이라고 정의할 정도로 직원 대우와 존중을 핵심 전략으로 둔다. 캘리포니아 최저시급이 15달러일 때 트레이더 조의 시급은 20달러에서 시작했고, 6개월마다 성과 리뷰를 통해 1달러씩 인상되어 로이스 김도 금방 22달러까지 올라갔다. 유급휴가와 의료보험도 제공되어, 아르바이트생들에게까지 ‘중산층 수준의 삶’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1]

채용 단계에서는 단순히 “언제부터 일할 수 있냐, 몇 시에 가능하냐”가 아니라, 갈등 상황 대처, 문제 해결 방식 등 인성과 태도를 깊이 묻는 1시간짜리 면접을 두 번 치른다. 이 과정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고, 대화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내기 때문에, 입사 후 별도의 스크립트 없이도 자연스러운 친절이 가능한 인력풀이 형성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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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교육·운영 시스템: 전원 멀티 플레이어

트레이더 조는 카트 회수, 주차 안내, 계산, 진열, 청소 등 직무를 분절된 담당제로 두지 않는다. 모든 직원이 한 시간 단위캐셔–상품 진열–냉동·신선식품–청과–주차 관리–화장실 청소 등을 돌아가며 맡는 순환 근무를 한다. 이 구조 덕분에 누구나 매장의 구석구석과 상품 특성을 이해하게 되고, 고객 문의가 들어오면 “제 담당 아니에요”가 아니라 “같이 가 보자”며 직접 안내할 수 있는 전문성이 쌓인다. [1]

신입 교육도 짝을 지어 선배와 함께 일하는 ‘버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선배는 늘 후배를 가르치는 입장이어서 스스로 롤모델처럼 행동하게 되고, 후배는 실전 속에서 자연스럽게 고객 응대 기준과 매장 문화를 몸으로 익힌다. 회사는 “고객 응대가 진열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을 실제 평가·피드백에 반영해, 고객 질문에 10~15분을 써서 진열을 거의 못해도 “잘했다”는 피드백을 주어 현장의 행동 우선순위를 명확히 맞춰 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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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불편함조차 자산이 되는 구조

트레이더 조는 줄이 길고, 심지어 샌프란시스코·뉴욕의 인기 매장은 주차장조차 없다. 그럼에도 고객은 지하철·버스를 갈아타고 장바구니를 들고 와서 장을 보고 돌아간다. 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오직 그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PB 상품과 유니크한 경험, 그리고 “여길 갔다”는 것을 SNS에 올리고 싶은 팬심 때문이다. [1]

계산대 앞에서 앞사람과 직원이 오래 대화하는 탓에 줄이 느리게 움직여도, 막상 자신의 차례가 되면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고 대화해 주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기시간의 짜증이 금세 사라진다고 한다. 로이스 김은 이를 “제품만으로는 고객을 움직이기 어렵고, 불편함을 덮어버릴 만큼 강한 경험 가치와 팬심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사례로 해석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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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한국 리테일에 주는 시사점

로이스 김은 한국에서도 트레이더 조를 그대로 카피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요소는 실험해 볼 만하다고 제안한다. 첫째, PB를 “싸구려 대체재”가 아니라, 더 좋은 재료와 철학을 담은 ‘프리미엄·합리적 가격’ 포지션으로 재설계하고, 상품 수(SKU)를 줄여 ‘큐레이션 편집숍’처럼 운영하는 방향이다. 둘째, 성수동 팝업스토어 사례처럼, 소유가 아닌 경험을 주는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해, 매장 방문 자체가 콘텐츠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1]

또한 “직원이 추천하면 믿고 산다”는 신뢰를 만들기 위해선, 직원이 실제로 먹어보지 않은 제품은 추천하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가능하면 같이 시식해 보게 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진정성 기반 신뢰가 쌓여야 크로스셀·업셀도 자연스럽게 매출로 연결되며, 그 출발점은 결국 직원에 대한 진심 어린 대우와 존중이라고 정리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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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비트윈 잡스’와 두 번째 커리어

구글 레이오프 이후 로이스 김은 자신처럼 비자발적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비트윈 잡스’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여기서는 이력서 코칭보다, 서로가 겪는 감정과 현실을 솔직히 털어놓고, 각자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시도하고 있는지 나누는 것에 초점을 둔다. [1]

그는 한국 사회가 직장을 곧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명함이 없으면 모임에 나가기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에게 주는 조언은 두 가지다: “과거 직함·명성을 떼어도 나는 여전히 나라는 자존감”을 회복할 것, 그리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 햇빛을 보며 걷고 뛰어 체력을 먼저 키울 것”이다. 체력이 있어야 새로운 일을 시도할 용기도 생기고, 사람을 만나러 나갈 힘도 생긴다는 것이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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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성격·체력·꾸준함에 대한 메시지

로이스 김은 스스로를 “극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20대 후반부터 시작한 달리기, 하루에 처음에는 한 사람·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는 연습 등을 통해, 성격과 사회성이 훈련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음을 체감했다. [1]

또한 운동 신경이 좋지 않고, 검도도 18년째지만 여전히 초단 남성과 겨뤄도 질 정도라고 솔직히 밝히며, “잘해서가 아니라 못하지만 꾸준히 해서 이어지는 것들”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아지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태도로, 성과·속도 중심이 아닌 꾸준함 중심의 자기계발 메시지를 전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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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성공예감 별책부록] 불편한데 줄을 섭니다 매출 1위 마트의 비밀 전략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 - 정김경숙(로이스 김) 전 구글코리아 전무 https://www.youtube.com/watch?v=KGfN_i7hv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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