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시 파브라이] 낮은 리스크와 높은 불확실성에 투자하세요(부동산과 선박 회사)

2022. 4. 11. 22:31부자에 대한 공부/투자 현인들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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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와 '불확실성'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시장이 이 두 가지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고인을 매장하거나 화장하는 장례서비스

기업을 생각해보세요.

어떤 지역에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는 '피오리아'라는 도시에서 내년에 누가 죽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죽을지는 알 수 있죠.

따라서 여러분이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를 원한다면

아마도 '피오리아'의 장례 서비스만 한 게 없을 겁니다.

10년 뒤 그들의 현금흐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있고

심지어 20년 뒤의 숫자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비즈니스는 불확실성을 보이지 않았죠.

불확실성이 아주 낮은 비즈니스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해서 불확실성이 낮은 기업은

제 값을 완전히 받고 있는 경향을 보이죠.

마치 거의 채권과 같습니다.

핵심 입지의 1군 자산으로만 구성된 리츠를 보유하면서

임대율은 95%에 육박하고 경기마저 좋다면

현금 흐름을 한동안 볼 수 있습니다.

안정성이 무척이나 높겠죠.

반면 비즈니스 자체의 특성상 불확실성이 아주 높은 기업도 있습니다.

석유 회사를 예로 들어봅시다.

그들의 매출과 현금 흐름은 유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죠.

현금 흐름에서 아주 높은 '델타'값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투자를 할 때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

상황을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아주 낮은 리스크'와 '아주 높은 불확실성'이 함께하는 조합이죠.

이 두가지가 합쳐진 경우에는 매우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드릴게요.

2001년도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투자했던 '프런트 라인'이라는 해운사가 있었죠.

그들이 하는 일은 크루드 오일을 운반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가지고 사우디에서

미국으로 운반을 하였죠.

이들 유조선은 거대한 선박으로 그 당시 한 척당 7~8천만 달러 정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박을 이용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특정 기간동안 임대하는 방식이 있고

스폿 거래를 통하는 것이 있는데 '프런트 라인'의 경우는

전체 선단의 40%가 스팟 거래를 이용했습니다.

스폿 시장에서 하루 운임비는 하루 기준 1만 달러에서

25만 달러까지 무척 변동폭이 컸습니다.

그리고 당시 기준으로 하루 2만에서 2만 5천 달러는 되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추었습니다.

제가 '프론트라인'을 살펴보던 2001~2년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선박의 과잉 공급으로 배들이 넘쳐났고

운송할 크루드 오일은 없었죠.

그 결과 운임비는 폭락했습니다.

당시 운임비가 하루 1만~1만 2천 달러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프론트 라인'은 돈을 잃고 있었고

주가는 3달러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선박을 매입 매각하는 시장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클락슨' 같은 곳에서 발행한 자료를 보면

그 당시 선박들의 출혈 투매되는 가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투매가에 모든 것을 매각한다 쳐도 주당 11달러는 나왔죠.

따라서 주가는 청산가치의 60~70%나 할인을 받고 있던 셈이었습니다.

그렇게 된 주된 이유는 '공포심' 때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원유 운송업계가 칠흑 같은 한밤의 중간을

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동산업을 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가 이야기를 해주길

주요 도심 상권의 A급 오피스 빌딩들은 공급까지

되려면 보통 3~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업계에서 주로 일어나는 일이 이런 A급 오피스

건물들의 공실률이 아주 낮을 때는 모두가 건물을 지으려고 한답니다.

하지만 공급까지 3~5년이나 걸리고 완공될 때는

이들 물건이 모두 똑같은 시기에 시장으로 나와서 다 같이 떨어지는 거라는 거죠.

따라서 부동산 건물들에는 '붐-버스트' 사이클이 존재하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레밍즈처럼 다들 몰려들어서 모두가 짓기 시작하면

그 물건들이 같은 시기에 다 같이 나오게 되니까요.

'프런트 라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의 조선소에서 선박이 완성되는데 2~3년 정도 걸리니까요.

운임비가 하루 8~10만 달러 정도로 아주 높을 때는

모두가 선박 발주는 시작합니다.

7천만 달러짜리 선박은 선금 1~2백 달러만으로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앞단에 큰돈을 지불하지 않죠.

반면 운임비가 1만 달러로 내려가면 아무도 

주문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건물을 짓지 않는 것처럼 선박 주문도 안 하는 거죠.

따라서 선박 시장에서 운임비가 1만 달러로 내려가면

생기는 일이 폐기 물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낡은 선박을 폐기하면서 고철 가격으로 많은 돈을 끌어올 수 있으니까요.

이들 선박이 또 과잉 폐기되다 보면 수요가 다시 올라온다면

배는 당장 만들어질 수 없으니 결국 가격이 또 변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전 '프런트 라인'을 매수했던 거고요.

청산가치 스프레드를 확보하고 싶어서 3~4달러에 매수한 겁니다.

결국 운임비는 오르기 시작하면서 주가도

8~9달러로 올라갔고 청산 가치보단 여전히 낮았지만

전 매도했고 제 생각엔 6개월 만에 2배로 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놓쳤던 두 번째 파트가 찾아왔는데

배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운임비가 25만 달러까지 갔던 겁니다.

배가 40척 밖에 없었죠.

결국 주가가 200달러까지 가더군요.

만약 제가 '산제이'처럼 5천 달러 넣어놓고 그냥 떠나 있었으면

참 좋았을 법했습니다.

그래서 전 이 경우가

'아주 낮은 리스크와 아주 높은 불확실성'을 가진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역학들을 공부하시다 보면 여러 다른 산업에서도

그런 특이한 케이스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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